📌 새로운 공간 ‘틴,케이스(TEEN,CASE)’
후원자님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땡스기브 대표 송수민입니다.
유난히 무덥고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던 올해 여름, 무탈하셨는지요? 4월, 처음으로 공간 리모델링 관련 편지를 보내고 4개월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후원자님께 후원도 요청하고 철거가 완료되었다는 말씀도 전했는데, 그 후 아무런 소식이 없어 궁금하셨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계획대로였다면 7월에 공사를 마무리하고 공간을 보여드릴 수 있었을 텐데, 리모델링을 맡아 진행하는 업체의 사장님께서 다른 현장에서 큰 사고를 당해 의도치 않게 공사가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마무리되었고 두 달여의 시간 동안 회복하신 후 9월부터 다시 공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추석 연휴 전에 모든 공정을 마치려고 하는데 마음을 모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첨부한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대략적인 윤곽은 드러난 상황입니다. 사실 공간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는데요, 그동안 작은도서관 리모델링은 대부분 비슷한 형태로 구현해서 특별히 공간 구성에 큰 에너지가 드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기획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타 단체가 운영하는 공간 여러 곳을 방문했습니다.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자본과 규모 앞에 절망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그 공간들과 저희가 구현하고자 하는 공간의 지향점이 달라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그래서 엄청 부러운 건 숨길 수가 없습니다) 우리만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밤낮없이 고민했습니다.
공간 디자인은 리모델링 비용을 마련하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이었습니다. 공간 기획 디자인만 700~800만 원 정도의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직접 공간을 구성해 보기로 했지만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방문했던 장소들의 디자인을 최대한 따라 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마음은 영 찜찜했습니다. 저희만의 차별성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면서 그래도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만든 장소의 디자인을 따라 하면 기본은 하겠다는 안일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인테리어 플랫폼을 통해 업체들을 소개받고 ‘우리 예산으로 가능한 디자인은 이 정도’라는 도면과 견적서를 보면서 제 마음도 점점 쪼그라들었습니다. 도저히 매력적인 공간이 구현되지 않을 것 같은 절망감이 몰려왔습니다.
모든 기대가 사라진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스튜디오스튜디오의 도광훈 실장님께서 3D로 공간 구성을 해 주셨는데 그 도면과 디자인을 보자 다시 가슴이 뛰었습니다. 예산과 관계없이 공공분야의 리모델링을 꼭 해보고 싶었다며 플랫폼 업체에 무조건 연결을 요청하셨다고 합니다. 아쉽게 추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스튜디오스튜디오에 인테리어를 맡겨드릴 수 없었지만 디자인만으로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하면 좋을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철거가 끝나고 기초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스튜디오스튜디오의 디자인 외에는 도저히 다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실장님께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당연히 도면을 요청하는 건 아니고 보여주셨던 디자인 구조물이 마음 깊이 남아 똑같이 구현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디어를 차용하고 싶다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답을 주셨는데 저희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이해하신다면서 도면과 3D 작업물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한 적이 없으셨는데 도움이 필요하면 편히 연락을 달라는 말씀과 함께. 저희 공간은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과 후원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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