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소개드린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모으는'쓸얘기통' 프로젝트가 한창입니다. 10명의 청소년 인터뷰이와 4번의 사전 모임을 가졌어요. 두 번째 만남 때 어떤 질문을 듣고 싶은지 이야기하던 중 한 청소년이 말했습니다. “사실 우리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잖아요. 물어봐 주면 할 말 많은데.” 한 사람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대화에서 실감했어요.
사는 이유를 묻고 잘 사는 삶이란 무엇인지 나누면서 삶의 에너지를 되찾은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까요. 질문 하나하나 다듬으며 들인 시간이 단순히 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한 번의 프로젝트가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겠지만, 시기에 맞는 질문을 던지는 기회가 꼭 필요한 일임을 배웠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애정하는 사람이 떠오르듯, 설레는 마음으로 공간에서 오간 이야기를 후원자님과 나누고 싶습니다.
Q, 나와 연결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모습이 있나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3명 이상이 일상적인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요. 특히 생성형 AI나 알고리즘 중심 콘텐츠는 빠르게 재미를 주지만, 타인의 감정을 살피고 관계를 맺는 기회를 빼앗고 외로움과 비교의식을 심화시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길을 잃기 쉬운 환경 속 쓸얘기통 프로젝트에서는 '비교의식과 우울감'을 주제로 질문을 던졌어요.
“대단한 사람이 되기보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붙들고 살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진짜 내 삶을 살고 싶다는 고백은 다 큰 성인인 운영자에게도 깊은 물음표를 던져주었어요.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주신 후원자님이 계셨기에 들을 수 있었던 고백입니다 🙇♀️
30분이 한 시간 같았던 인터뷰 현장 스케치
나탈리 골드버그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에서 이렇게 말했어요.'작가의 임무는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 있게 만들고,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한 명당 30분으로 예정되었던 촬영이 1시간을 훌쩍 넘어갔습니다. 이야기할 기회가 부족했을 뿐, 나누고 싶은 말이 많았구나 싶었어요. 조급해하지 않고 망설이는 시간까지 기다려주는 과정에서 무심코 지나칠 뻔했던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이야기로 기록됐습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작은 경험은 마음을 열고 자기 삶을 바라보는 첫걸음이 되어주었어요.
다가오는 11월, 청소년 10명의 진솔한 고백이 담긴 영상이 완성됩니다. 작은 상영회도 기획하고 있어요. 조만간 반가운 초대장과 함께 자세한 안내 전해드릴게요 💌
정해진 길을 벗어난 후 마주한 차가운 현실
"대학에 가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치솟는 등록금과 무한 경쟁 시스템에 지쳐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대학을 벗어난 아이들을 기다리는 건 차가운 현실의 벽과 편견 섞인 시선뿐입니다. 사실 아이들은 꿈이 없는 게 아니라, 정해진 트랙 위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지 못했을 뿐이에요. 홀로 세상에 내던져진 청소년들은 불투명한 미래 사이에서 매일 숨 막히는 불안과 싸우고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방향에서도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1대1 성향코칭과 푸드 테라피, 그리고 전문성과 자립의 기반이 될 보드게임 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기획했습니다. 여기에 모든 영역의 기초가 되는 읽기·쓰기 프로그램으로 혼자 딛고 일어설 작은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정해진 정답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 나선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