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월 소식은 땡스기브가 운영하는 청소년 공간 틴,케이스를 이용하는 고등학생의 글로 시작하려 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공간과 함께하며, 현재는 청소년 운영위원회로 활동 중인 학생이 건넨 편지입니다. 비록 담당자가 대신 받았지만, 공간을 가능하게 해주신 후원자님께 전하는 진심이 담겨 있기에 문장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
"요즘 제가 푹 빠져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공간에 관한 책입니다. <공간이 만든 공간>이라는 책에서 "아무리 인테리어가 예쁘고, 좋은 향기가 나고, 아름다운 공간이라도 결국 공간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 있어야 공간이 좋아 보이고, 좋은 사람들이 모인다."라는 문장을 읽고 "왜 나는 틴,케이스에 마음이 가고 끌릴까?" 생각해 봤어요. (...) 19년 동안 이런 어른들을 못 만나 봤다가 지금이라도 만나게 된 게 정말 다행이고, 행운이고, 큰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단체의 성과를 수치로 증명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도 있지만, 청소년이 건넨 편지 한 통에서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변화의 실체를 확인하곤 합니다. 수수께끼 같은 청소년과 관계를 맺는 과정은 복잡하고 많은 공이 들지만, 조금씩 가치관이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은 공간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청소년이 마주한 좋은 어른의 자리에 늘 함께해주시는 후원자님께, 깊은 감사와 그간 고민하며 풀어낸 활동들을 공유드립니다🙇♀️
◦ 전공탐구클럽ㅣ "앞으로 뭐 먹고 살지?" 이정표를 세우는 일🚪
새 학기 생활기록부 '진로희망란'은 청소년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무거운 숙제입니다. 한 학생은 무엇을 적어야 할지 몰라 '쿠팡 일용직'이라고 썼다가 담임 선생님께 다시 써오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막연한 불안감 속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사학과, 행정학과, 항공운항과 전공자를 초대했습니다. 단순히 학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먼저 그 길을 통과해 본 선배들의 진짜 고민을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언니가 성적에 맞춰 명문대에 갔지만, 결국 자퇴하고 진짜 하고 싶었던 예체능 공부를 다시 시작했어요. 억지로 학교에 갈 때와 달리 콧노래를 부르며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정말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가야 하는구나’라고 피부로 느꼈습니다.” - 항공운항과 김수지 졸업생
누군가의 시행착오가 담긴 생생한 경험담은 청소년에게 실질적인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전공탐구클럽을 통해 가고 싶은 학과의 커리큘럼을 살펴보고, 다른 전공까지 탐색하며 진로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찾는 수준을 넘어 전공 관련 서적을 깊이 있게 읽고 탐색하는 과정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 마을공동체 지원사업ㅣ평가받는 학생에서, 마을의 주역으로🌳
입시 중심 환경 속 청소년은 성적으로 자신을 정의하곤 합니다. 평가에 익숙해진 청소년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는 안전한 실험실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쌓아가도록 운영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하며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도전했습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계획을 세웠고, 최종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타인을 위해 질문하고 고민하며 청소년은 날로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선정되기까지 자세한 과정은 아래 블로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풍경은 청소년에게 익숙한 일상입니다. 질병관리청 통계(2023)에 따르면 청소년 편의점 식사 섭취율은 30%를 넘어섰습니다. 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누군가와 식사하며 안부를 나누는 정서적 교류의 기회는 자연스레 줄어들었습니다.
본래 읽고 쓰는 공간이었던 틴,케이스가 밥솥과 냉장고를 들여 저녁 식사를 나누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닌 함께 둘러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는 과정이 공간의 새로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 식탁이 하루의 긴장을 내려놓는 안식처가 되고, 다정한 어른의 환대를 경험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며, 땡스기브는 맡겨진 역할을 성실히 이어가겠습니다💌